올해 읽은 두권의 요리에 관한 책. 하지만 요리책이 아닌....
가수 싸이의 누나인 박재은이 쓴, 모 일간지의 시리즈를 책으로 묶은 육감유혹.
제목이 좀 그래서 아침독서 시간에 교실에서 이걸 읽으면 애들이 왜 그런 책을 읽냐고 이상하게 본다.
잘 차린 음식을 먹는 부자집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코르동 블루에서 요리수업을 받고 지금은 푸드 스타일리스트.
그녀가 소개하는, 그녀의 표현을 빌자면 "양풍"의 음식과 조리법이 신기하기도 하고
의외로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맛, 예를 들어 순대볶음이나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장떡 같은 음식은
익숙했던 우리의 음식을 다시 되새겨 보게 하기도 한다.
젊은 나이의 그녀가 우리의 것을 다시 본 것은 아마도 외국에서 그들 특유의 것을 본 경험에 의한 것일 것 같다.
그리고 그녀가 조합한 색다른 맛, 퓨전.
보통은 요리에 관한 책은 그 조리법이 쉽게 느껴지면 따라하고 싶기도 한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
글이 제법 세련되고 맛깔스러워서 그런것 같다고, 이건 내가 게으른 탓이 아니라고 변명을 해 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제육볶음과 돼지고기 두루치기, 서로 다른 글에서 한가지 음식을 각도만 달리해서 찍은 사진을 나와있다는 것.
편집상의 오류인지 아님 그냥 비슷한 음식이니 같은 사진을 사용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원래 신문의 글이라면 시간차가 있고 회를 달리한 기사였을텐데...
개인적으로 책을 읽은 다음 행동하게 하는 책이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하는데 부엌의 여왕이 내게 그렇다.
여름 방학 전에 읽고 방학 때 전기오븐을 샀다. 아자!!
부엌의 여왕은 부제가 더 멋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공간.
나에겐 부엌이 늘 남편과 함께 하고싶은, 좋게 말할 때 그렇고 솔직히 말하자면, 가사분담이 이루어지는 곳이었음 좋겠지만
그녀는 부엌이 혼자만의 자유로운 공간이라 좋다고 한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편집장으로 일하다가 큰 병을 얻는 바람에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병이 나았는데
지금은 교외에 창이 달린 부엌이 있는 집을 짓고 집 앞 데크에는 장독을 두고 있는 환갑 넘으신 분의 이야기다.
주말엔 늘 엄마의 음식이 그리운 장성한 자식들이 오고 친구들의 모임도 자기집 마당에서 바베큐 파티를 한다.
내가 꿈꾸는 미래다. 돈이 안되어 집을 못짓는다면 최소한 아파트 베란다에서라도 장을 담가 먹고싶은 욕심이 있다.
어쨌건 내 오븐은 아직 가동중이고 (그 전부터 갖고 싶었으나 몇번 쓰고 쳐박아 둘까봐 못사고 있엇는데....)
이 책에 있는 요리들을 따라하고 있다.
애들 학원비 버느라 밖에서 일하지 말고 집에서 엄마가 정성들여 만든 좋은 음식을 먹이고 같이 시간을 보내자, 라고 하는 메시지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