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시
아침에 자율학습 시간 시작 이후에 오면 꿇어앉힌다.
1교시 시작할 때에서야 오면 학습권 침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꿇어앉힐 수도 없다.
종례때까지 지각시 한수를를 5번 베껴 쓰고 외우기.
인터넷에서 다른 어떤 선생님이 쓰시는 방법인데 그 시 목록도 그대로 베껴왔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 정현종의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이해인의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
천양희의 단추를 채우면서,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 등등 모두 12수.

종례도 다 마치고 해는 뉘엿뉘엿 지고 교실 문 밖엔 다른 반 친구가 기다리고
지각한 아이는 나랑 마주 앉아서 허공을 보며 시를 읊는다.
바쁜 하루 중에 이렇게 잠시라도 기억을 더듬느라 애를 쓰는 아이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 보고 있는 시간이 감사하기도 하다.

며칠 전에 학교 도서실에 들러서 시집 한권을 골랐다.
목록에 몇가지 더 추가했다.
이문재의 노독, 김남주의 사랑은, 박재삼의 울음이 타는 강. 이성선의 논두렁에 서서...
다른 맘에 드는 시도 있는데 제목이 한자로 되어있어서 못읽겠다. ㅠ.ㅠ;; 정말 슬퍼. ㅜ.ㅜ;;


by 윤정 | 2008/11/21 15:59 | 교단일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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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윤정 at 2008/11/21 16:01
옆에 물어봤다. 이 글자 뭐예요? 김춘수의 서풍부, 조용미의 유적,, 아 더 슬퍼..
Commented at 2008/11/21 16: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ㅇ_ㅇ at 2009/03/01 03:02
지각시! 좋은 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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