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맨
내가 수업 들어가는 반에 지폐아가 있다.
처음에 레인맨이네, 했더니 아이들이 안다.
너희들 영화봤어? 했더니 다른 선생님도 그러셨단다.

영화에서처럼 단순한 암기나 셈은 뛰어나다.
첫학기 이틀째에 시간표 이야기 하다 뭐가 바뀌었는데 아이들에게 시간표를 보여달라고 했더니
"레인맨이 다 외워요" 한다. 말을 해보랬더니 다 외고 있다.
"우리반 애들 번호랑 이름도 다 외울걸요" 본인에게 물어보니 정말 그렇다.
두자리수 곱셈도 한순간에 답이 나온다.
초등학교 영재교실에선 영재라고 오인받는 자폐아가 자주 발견된다고 한다.

근데 희한하게도 우리 학교의 레인맨은 다른 사람이랑 눈 맞추는걸 피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도 늘 공책을 꺼내 열심히 책 내용을 베껴쓴다.
한시간동안 서너페이지를 쓴 다음에 나에게 검사해달라고 하면 내가 공책 아래부분에 사인해준다.
그게 끝나면 앞 표지에 자기가 좋아하는 버스 번호판 그린것을 보여주면서
"선생님, 삼신교통 2588번을 좋아하세요?" 꼭 묻는다. 한번도 본 적 없는 그 번호를 내가 외울수 있을 정도로.

덩치는 거의 성인인데 순수한 얼굴과 눈빛을 십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거겠지.
앞으로 잘 살아나갈지 걱정이다.
by 윤정 | 2008/07/18 16:03 | 교단일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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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인맨!! at 2009/04/16 11:55
영화 레인맨.. 정말 최고였죠.
더스틴 호프만과 탐 크루즈.. 최고의 캐스팅에 최고의 감동!
얼마전에 영국에서 죠쉬 하트넷이 출연한 연극 레인맨이 화제가 됬었는데.. 한국에도 4월말부터 공연한답니다. 탐 크루즈에 ‘이종혁’, 더스틴 호프만에 다찌마와리의 ‘임원희’
정말 기대되는 연극아닌가요?
영화의 감동을 연극에서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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