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인문학
학교 도서실에서 빌린 책.
처음에 돈에 관한 여러가지 생각과 이야기들이 좀 평이하게 느껴졌다.
작년에 읽은 "모든 것의 가격"과 일맥상통한 이야기만 보게되나 싶었는데
그 책이 상당히 흥미로운 예와 읽을 거리, 다른 시각을 보여줬다면
이번의 책은 돈에 대한 내 태도도 살짝이긴 하지만 확실히 변화시켰다.
스스로 돈에 대해 주변 사람들보다 애착?이 있는 편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좀 더 초연해질 수 있어야겠구나, 생각이 든다.

누군가 평생 신지도 못할 구두를 사댄다면 미쳤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평생 쓰지도 못할 돈을 모을거라고 애를 쓴대도 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돈을 모은다면 아마도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가진게 돈 밖에 없는 노년을 살게될 거란 뜻이다.
저자는 인간관계는 그것보다 더 나은 노년을 약속할 거라 확신한다.

대학생들에게 설문한 결과 아버지에게서 바라는 것은 재력뿐이라고 답한 사람이 거의 절반에 가깝단다.
화를 낼 아버지들이 많겠지만 거꾸로 자문해보라.
자식에게 돈 말고 줄 수 있는게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 돈으로 해결하는 게 가장 쉽지, 항상 나에게 맞는 말이었다.
실체도 없는 그것에서부터 더 멀어지려고 노력해야겠다.

by 불타는구두 | 2012/05/16 13:35 | | 트랙백 | 덧글(0)
복장 규칙, 드레스 코드
중간고사 기간에 빠마!를 했다.
오전에만 공부/근무하는 중간고사 기간이
학생에겐 지옥, 교사에겐 감사감사한 소중한 오후.
(공부, 성적과 담 쌓은 학생도 일찍 마치는 건 감사)

수업하러 교실에 들어갔더니
"선생님, 파마하셨네요. 근데 선생님들은 파마해도 돼요?"
학생이 그런말 하는 거 첨 들었다. ㅋㅋ
1학년이다 보니 중학교는 학생도 교사도 파마하면 안되는줄 알았던 모양.
초등학교때는 주렁주렁 귀걸이에 파마에 염색에 짧은 치마, 끈나시 티, 모든게 상관없었는데...

근데 왜 파마하면 안돼요? 염색도 안되고, 교복 치마도 짧게 입으면 안되고, 귀걸이도 안되고....
그러게, 왜 안될까?
아무래도 어른들이 너희를 손아귀에 넣고싶어서 그런게 아닐까?
시키는 대로만 키우고 싶으니까.
하지만 말을 입 밖으로 내고싶진 않았다.
선생님이 건의 좀 해주세요, 라는 부탁이 따라 올테니까.

처음 선생 시작했을 땐 5년, 길어도 10년이면 웃긴 복장규정이 없어질 줄 알았다.
근데 참 질기다.
규칙이 느슨해지면 학생들의 탈선이 더 심해질까?
좋은(?) 학교일수록 규정은 더 빡빡하고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학생들도 대부분 수긍을 한다.
너는 파마해도 되는 학교가 어울리겠다, 하면 기분 좋을 아이 하나도 없긴 하다.
어른, 부모, 선생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그런 선입관에 굳어져있단 뜻이겠지.
by 불타는구두 | 2012/04/16 21:04 | 교단일기 | 트랙백 | 덧글(0)
불편해도 괜찮아.
작년에 읽은 책 중에서 내가 꼽는 최고.
법관출신의 저자가 쓴 인권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
청소년, 외국인, 동성애자, 장애인을 소재로 한 영화를 여러가지 소개하면서
우리가 느끼는 그리고 이 책을 읽은 이후로 느껴야만 하는 불편한 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써나간다.
(책을 읽고 느낀 감동을 표현하고싶으나 능력이 딸리는구나.)

쌍화점에서 조인성의 동성애 연기장면 전후의 인터뷰, 300에서 악을 장애인으로 형상화한 장면 등
그의 조언이 없었으면 무식하게 흘려보았을 내용들을 다시금 훓어보게 하고 있다.
건강에 관한 어떤 체크리스트를 계기로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던 부분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처럼
내 정신 속에 나도 모르게 삐뚤어지게 생각하고 있는 점을 지적해준다.
마치 내 집의 잊고 있었던(사실은 모르는 척 살고 싶었던) 엉망진창인 벽장을 활짝 열어 정리한 기분.
외모, 특히 여자의 외모 차별에 관해서 자기도 모르게 잘못된 선입견으로 보고 있었다고 고백하는 점이 저자에게 더 믿음이 간다.

이 책을 읽고 그의 또다른 책, "불멸의 신성가족, 대한민국 법조패밀리가 사는 법"도 읽었는데 역시 재미있었다.
그래도 나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데 도움이 된 불편해도 괜찮아,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수능 감독하는 날, 점심 먹고 긴긴 두시간이 비어서 다른 학교 선생님에게 빌려서 읽기 시작했던 책.
by 불타는구두 | 2012/01/02 07:32 | | 트랙백 | 덧글(0)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
몇달 전에 읽었는데 이것 역시 좋은 책.
(읽고 좋다고 하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의 비율은 올해, 사실상 작년에 2:1정도?)
책을 읽는 동안 책을 덮어서 저자의 이름을 서너번 봤는데도 정확히 입력이 안되었다.
하지만 책 안쪽날개의 저자의 사진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대체로 내가 좋아하는 책의 저자들은 생김새에 관해서도 선이 두텁고 둔하면서
약간 못생긴 외모가 어쩐지 믿음이 가는 스타일인데
이 남자는 얄상하게 생긴게 거의 한마리 제비 같은데
세잎 클로버를 입에 물고 햇빛좋은 곳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서 빛나는 미소를 짓고있다.
행복에 관한 전문가인 그는 매력을 높이는 방법도 깊이 연구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박경철의 책을 읽었는데 이런 내용이 나온다.
그가 김제동의 집에 놀러갔더니 김제동이 이 책을 선물했다고 한다.
역시나 무거운 박경철, 그 책을 그저 그런 책으로 생각하고 던져 둔다.
한참이 지난 후에 심심한 어느날 이책을 잡았는데 단숨에 읽었다고.

왜 가볍게 이야기 하는데 정곡을 찌르는 사람 있지 않나.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위에 창의적인 유머 한점을 더하는 사람.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이 저자가 그런 사람이다.
의사인 그의 이력도 한몫하는 것 같다.
심리학과 내분비학(호르몬)적 지식도 바탕으로 깔리고 흥미로운 실험과 관찰과 해석까지.
매력지수를 높이면서 가볍게 살고싶어지게 하는 책이다.
by 불타는구두 | 2012/01/02 07:16 | "따옴표" | 트랙백 | 덧글(1)
모든 것의 가격
완전히 새로운 경제학자의 책. (그의 다른 책도 읽고 싶어서 예스 24에 검색해보니 그의 책은 딱 이거 한권)
제목부터 매우 흥미롭지 않은가.
모두 9장인데 그 중 1장은 물건의 가격. 나머지 장은 생명, 여성, 종교, 노동, 문화, 미래의 가격 등이다.
책을 읽는 동안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장하준과 너무 비슷한 느낌이었다.
단순히 내가 여지껏 읽은 단 두권의 경제에 관한 책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두명 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물과 사건을 보는 관점이 새롭고, 상당히 납득할만한 객관적인 추론이 흥미롭다.
장하준의 책에서 경제학이 아무 것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경제학의 쓸모는 경제학자에게 직업을 주는 것이라 했는데(그 역시 인용한 말)
두권의 경제학 책을 읽으면서 경제학은 매우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준다는 걸 알았다.
저자가 멕시코 태생으로 할아버지의 나라인 미국에 정착한 점도 호감도 상승의 요인.
역시나 한국의 예가 자주 나오는데 심각한 성비 불균형, 개고기 등등은 사실이지만
경제적으로 상당히 낙후한 나라로 보는 것도 흥미롭다.
흥미로울 뿐 기분 나쁘지는 않다. 책의 그 부분이 사실이 아니므로..ㅋㅋ
"설문이 실시된 52개국 가운데 상대적으로 국민소득이 낮은 나라들
(인도, 아일랜드,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한국 등)에서는 경제발전에 따라 국민들의 행복도가 크게 높아졌다."p.117

행복의 가격이라는 제목의 장은 미국에도 수입된 멕시코 드라마 "부자들도 울때가 있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위의 인용처럼 그의 주장도 경제발전이 있어야 행복해진다"이다.
최소한 교육과 의료에서 안심할 수 있기 때문에..
물론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돈만으로 행복해 질수는 없다는 것도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장은 이런 말로 끝난다.
"부자도 울 때가 있다는 것, 나도 알아요, 하지만 가난한 사람은 더 많이 울지요"

종교의 가격에서는 산업화된 나라에서는 대체로 종교를 갖는 비율이 점점 줄어드는데
유독 미국에서만 기독교인 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저자는 아마도 미국이 국민소득은 높아질지 모르나 빈부의 격차가 심하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 결론 내린다.
천국과 지옥을 극단적으로 믿는 소수 종교도 미국의 가난한 주에서 세력을 떨치는 점도 주목한다.
오바마가 교육과 의료보험에 에너지를 쏟는 이유도 납득이 가고
유럽은 역사적으로 태생의 운에 의해 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그 효과를 없애고자 높은 세금과 인건비를 책정하고
미국은 모두가 평등하게 맨땅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부는 노력 여하에 달린 거라고 봐서 빈부 격차가 심해도 각자의 몫이라 생각한다.
그럼 사농공상의 역사가 깊은 우리는 전란 이후로 맨땅이라서 미국의 방법을 따르게 되었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결국엔 시간이 지나면 유럽의 방법을 따르게 될거란 결론에 도달한다.
그 시기가 빨리 왔으면,... 오바마가 올해 한번더 집권하기를...그리고 한국은...?
저자의 다른 책이 나온다면 리스트에 바로 올리게 될것 같다.
by 불타는구두 | 2012/01/02 07:01 |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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